더불어민주당의 전북지사 경선 파행이 결국 현직 지사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라는 비극적 사태를 초래했다. 김관영 지사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앙당의 제명 결정을 ‘정치적 학살’이자 ‘전북 도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폭거’로 규정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공천(公薦)이 아닌 사천(私薦)으로 전북을 흔든 중앙 정치권의 오만이 빚어낸 참사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명확하다. 이재명 리더십이 공언해온 ‘시스템 공천’은 전북에 와서 계파 논리와 심기 살피기에 밀려 철저히 파괴되었다. 현직 지사를 단 12시간 만에 ‘기습 제명’하고, 그 과정에서 불거진 형평성 논란에 침묵으로 일관한 지도부의 행태는 전북을 ‘만만한 표밭’으로 여기는 오만함의 극치였다. 안호영 의원이 불공정 경선에 항의하며 단식하다 응급실로 이송되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지도부의 비정한 정치는 도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결국, 민주당은 전북의 자존심을 스스로 내팽개쳤다. 지역의 특수성과 도민의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이 중앙의 권력 암투와 계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지역의 리더를 난도질한 것이다. 이것이 과연 민주당이 외쳐온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가치인가. 전북을 소모품으로 여기지 않고서야 감히 이토록 무례할 수는 없다.
이제 공은 전북 도민들에게 넘어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히 지사 한 명을 뽑는 투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전북의 정치적 운명을 중앙당의 입맛대로 주무르려는 오만한 리더십에 대한 엄중한 심판의 장이 되어야 한다. 당적(黨籍)보다 무서운 것이 도민의 뜻임을, 무소속 출마라는 비극을 자초한 민주당 지도부에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전북이 더 이상 중앙 정치의 ‘방관자’나 ‘들러리’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원칙 없는 공천과 사람에 대한 예의조차 잃은 정당에게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민주당이 버린 전북의 자존심을 되찾는 길은 오직 유권자의 냉철한 투표뿐이다. 전북의 주인은 정당이 아니라 도민이라는 사실을, 6월 3일 투표장에서 준엄한 경고장으로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