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교육감 선거가 갈수록 본질을 잃어 가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와 전북 교육의 방향을 논해야 할 선거가 정책 경쟁은 사라진 채 세력 간 권력 다툼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철학과 비전은 뒷전으로 밀리고, 전직 교육감과 교육 관료, 교원 조직이 얽힌 진영 싸움만 난무하는 모습이다. 이쯤 되면 교육감 선거인지, 또 하나의 정치 선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없는 이유가 분명하다. 정치 논리를 배제하고 오직 교육 정책과 철학으로 평가받으라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특정 세력의 계승자, 누구의 사람인지가 선거의 중심이 되고 있다. 정책은 구호로 소비될 뿐이고, 선거판은 조직 동원과 줄 세우기 경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교육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태다.
더 심각한 것은 정작 전북 교육의 현실은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는 점이다. 학력 저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무너진 교권은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AI 시대 교육 혁신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은 찾아보기 어렵다. 농산어촌 학교 붕괴와 학생 감소라는 절박한 현실 앞에서도 후보들은 미래 비전보다 세력 결집에 더 몰두하는 모습이다.
교육은 정치의 전리품이 아니다. 교육감 자리는 특정 진영의 권력을 이어가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전북 교육 전체를 책임지는 자리다. 지금처럼 선거가 정치판을 닮아갈수록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이번 교육감 선거만큼은 조직과 계파가 아니라 정책과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것이 무너진 전북 교육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최소한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