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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묻는다, 전북의 몰표에 무엇으로 답했나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텃밭’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질 시간


지난 11일 발표된 전북지사 여론조사 결과는 우리에게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무소속 김관영 지사가 43.2%로 선두를 달리고, 민주당 이원택 의원이 39.7%로 턱밑까지 추격한 이 상황은 표면적으로는 '초접전'이지만, 그 이면에는 전북의 고질적인 정치 구조에 대한 유권자들의 깊은 고민이 투영되어 있다.

우리는 이제 솔직해져야 한다. 그간 전북 정치는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해묵은 공식에 갇혀 있었다. 중앙당이 누구를 내려보내든, 어떤 방식의 공천을 하든 도민들은 맹목적인 애정을 보냈다. 하지만 그 결과가 무엇인가. 무조건적인 지지가 돌아온 자리에 남은 것은 ‘전북 홀대’라는 서글픈 수식어와 낙후된 지역 경제뿐이다. 민주당 중앙당은 전북을 향해 ‘텃밭’이라 부르며 충성을 요구하지만, 정작 전북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들이 보여준 태도는 어떠했는가.

중앙당의 소위 ‘줄세우기’ 정치는 지역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고질병이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민주당 지도부는 탈당한 후보를 향해 “영구 복당 불가”라는 엄포를 놓으며 도민의 선택권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도민의 의사보다 당의 규율과 권위를 우위에 두는 고압적인 텃밭 정치의 전형이다. 특정 정당에 몰표를 던지는 것이 당연시될 때, 정당은 지역을 위해 일하기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데 더 몰두하게 된다. 경쟁이 사라진 시장에 질 좋은 서비스가 나올 수 없듯, 경쟁 없는 정치는 지역의 쇠락을 가속화할 뿐이다.

민주당에 묻고 싶다. 역대 수많은 선거에서 전북이 보여준 압도적인 지지에 대해 민주당은 무엇으로 답했는가? 중앙 정치 무대에서 전북의 목소리는 여전히 변두리에 머물러 있고, 대형 국책 사업이나 예산 확보 과정에서 전북은 늘 후순위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어차피 우리 편’이라는 인식이 박히는 순간, 전북은 정치적 협상력을 잃은 ‘잡은 고기’ 신세가 된 것은 아닌지 냉정히 되돌아봐야 한다.

이제는 ‘민주당만 되면 다 된다’는 고정관념의 벽을 깨야 할 때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후보가 1위를 지키고 있는 현상은, 정당이라는 허울보다 ‘누가 전북의 먹거리를 가져올 실력이 있는가’를 먼저 보겠다는 유권자들의 각성이다. 중앙당의 위협적인 수사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지역의 이익과 인물의 역량을 잣대로 삼는 실용주의적 선택이 전북 정치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선거는 정당의 세를 과시하는 축제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일꾼을 뽑는 엄중한 계약이다. 중앙당의 줄세우기에 순응하며 맹목적인 투표를 반복한다면, 전북의 ‘정치적 하부 조직화’는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민주당 일색의 정치 지형에 균열을 내고 건강한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 그것이 전북이 중앙 정치의 변방에서 벗어나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첫걸음이다.

민심은 더 이상 정당의 깃발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이번 선거가 텃밭 정치의 종언을 고하고, 오직 전북의 자존심과 실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 시대의 개막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6년 6월, 전북 도민의 선택은 정당의 오만을 꾸짖고 인물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역사적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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