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가 점점 위험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를 겨냥한 SNS 게시글 논란은 단순한 악성 댓글 수준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불안감을 남긴다. “수갑과 권총을 가져가라”는 표현과 “잡으러 간다”는 식의 과격한 언어는 정치적 풍자를 넘어 신변 위협과 폭력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실제 실행 여부를 떠나 공포와 위협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선거는 원래 치열하다. 비판도 있고 검증도 필요하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제거 대상으로 삼는 순간 무너지기 시작한다. 정책과 비전은 사라지고 증오와 공격만 남게 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유권자와 지역 공동체다. 최근 전북 선거판에서 이어지는 금품 의혹, 고발전, 음해성 폭로, SNS 혐오 표현들은 지금의 지방정치가 얼마나 병들어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정치권이 이러한 극단적 분위기를 방치하거나 은근히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 상대 진영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기고, 온라인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과격한 표현들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분노를 증폭시키는 장치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선거는 전쟁이 아니다. 상대 후보는 제거 대상이 아니라 경쟁해야 할 정치적 상대일 뿐이다. 특히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논의해야 할 자리다. 그런데 지금 전북 정치에서는 정책보다 증오가 더 크게 들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선거가 끝난 뒤에도 지역사회는 깊은 상처와 갈등만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가 선을 넘으면 민주주의도 무너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강한 공격이 아니라 최소한의 품격과 절제다. 전북 정치가 더 늦기 전에 혐오와 폭력의 언어에서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