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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아니면 고립? 도민 자존심 건드린 전북 정치

전북 정치가 또다시 낡은 프레임 속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반복되는 “민주당 아니면 고립된다”는 식의 논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여당과 같은 당이어야 예산을 따오고, 중앙정부와 코드가 맞아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얼핏 현실론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 도민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표를 결집시키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정치가 이제는 전북 도민의 자존심까지 건드리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은 오랫동안 특정 정당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온 지역이다. 선거 때마다 압도적인 표를 몰아줬고, 정권 교체의 순간마다 가장 앞장서 힘을 실어준 곳도 전북이었다. 그러나 냉정하게 돌아보자. 그렇게 오랜 시간 정치적 충성을 보낸 결과 전북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산업은 여전히 취약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새만금은 수십 년째 희망고문이라는 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국가 핵심 SOC와 첨단산업 유치 경쟁에서도 번번이 뒤처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반성과 비전 대신 또다시 “우리 아니면 전북이 고립된다”는 논리를 꺼내 들고 있다. 이는 도민을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두려움으로 통제할 대상으로 보는 오만한 정치 인식에 가깝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유권자는 특정 정당의 ‘소유물’이 아니다. 더구나 지역 발전은 어느 한 정당의 전유물이 될 수도 없다. 예산과 정책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 시스템 속에서 결정되는 것이지, 특정 정당을 찍었느냐 아니냐에 따라 차별적으로 배분돼서는 안 된다. 만약 정말 그런 구조라면 그것이야말로 더 심각한 정치 실패다.

지금 전북 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공포 마케팅이 아니다. “누굴 찍지 않으면 전북이 위험하다”는 협박성 논리가 아니라, 어떻게 산업을 살리고 청년을 붙잡고 지역 경제를 키울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 해법이다.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도민 불안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와 성과로 신뢰를 증명하는 일이다.

전북은 더 이상 정치권의 충성 경쟁 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민 역시 특정 정당의 이름만으로 표를 행사하던 시대를 넘어, 누가 지역의 미래를 실질적으로 바꿀 능력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은 그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 “민주당 아니면 고립”이라는 낡은 구호는 이제 전북 발전의 논리가 아니라, 전북 정치의 한계를 드러내는 상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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