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장수군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현장을 찾아 성과를 점검했다.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고 지역 상권에 활력이 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증가와 소비 확대, 가맹점 증가 등의 수치 역시 정책 효과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한 농촌 현실을 고려하면 반가운 소식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책은 기대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특히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기본소득 정책일수록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 제시되는 성과들은 대부분 단기적 소비 증가와 주민 체감 만족도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인구 증가가 기본소득 때문인지, 귀농·귀촌 정책이나 다른 행정 지원 효과 때문인지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소비 증가 역시 지급된 지원금이 지역 내에서 사용된 결과일 뿐, 지역경제의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재정 지속 가능성이다. 기본소득은 한번 시작하면 중단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주민들이 혜택에 익숙해진 이후 재정 악화로 사업이 축소되거나 폐지된다면 더 큰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확대 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예산 대비 효과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행정은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정책의 성공은 홍보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냉정한 데이터와 객관적 평가, 그리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성공이라 부를 수 있다. 전북도가 진정으로 농어촌 기본소득의 미래를 고민한다면 성과를 자랑하기 전에 정책의 실효성과 한계를 먼저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것이 도민의 신뢰를 얻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