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에 AI 건설·로봇 혁신센터가 들어선다는 소식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건설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에 전북이 새로운 산업 전환의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특히 새만금 개발과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 전북의 AI·로봇 산업 육성 전략과 맞물려 지역 미래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북에는 그동안 수많은 연구센터와 혁신기관, 각종 지원사업이 출범했지만 정작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 사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현판식과 업무협약은 성대했지만 몇 년이 지나면 존재감조차 희미해진 사업도 적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건물이 아니라 내용이다. 센터가 실제로 지역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연구 성과가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AI와 로봇 기술이 연구실 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건설 현장에서 활용되고 기업의 매출과 투자로 이어질 때 비로소 혁신센터의 존재 이유가 증명된다.
더욱이 전북은 지금 산업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AI, 로봇, 수소, 데이터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번 혁신센터는 지역 산업 생태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성과 없는 조직은 또 하나의 행정적 치적에 불과하다.
도민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비전이나 거창한 선언이 아니다. 몇 개 기업이 성장했고, 몇 명의 청년이 취업했으며, 얼마나 많은 기술이 산업 현장에 적용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다. AI 건설·로봇 혁신센터의 성공 여부는 현판식 당일이 아니라 3년 후, 5년 후의 성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출범의 박수가 아니라 성과를 향한 냉정한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