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배숙 국회의원은 17일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춰 유언 제도를 개선하고 국민의 유언권을 보다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조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행 민법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의 경우 유언의 전문, 날짜, 주소, 성명 등을 유언자가 모두 손으로 직접 작성해야만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같은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때문에 고령자나 질병 등으로 장문의 자필 작성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이 유언을 남기기 어렵고, 컴퓨터로 작성한 유언서를 출력해 서명한 경우에도 법적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우리 사회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생애 말기 재산 정리와 상속 설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엄격한 유언 형식 요건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유언을 남기지 못한 채 사망하고 있으며, 이는 가족 간 상속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반면, 세계적인 흐름은 디지털 유언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심지어 아날로그 전통이 강한 일본마저도 최근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PC나 스마트폰으로 작성한 유언을 일정 요건 하에 법적으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누구나 쉽게 자신의 마지막 뜻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개정안은 유언자가 PC 등 디지털기기로 유언장을 작성한 뒤 이를 출력하여 자필 서명 및 날인을 한 경우 자필유언과 동일한 효력을 인정하도록 했다. 또한 공정증서 방식의 유언에 있어서도 전자문서 형태로 작성된 공증의 효력을 인정함으로써 디지털 환경에 부합하는 유언 제도를 마련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유언 작성 절차가 보다 간편해져 국민이 자신의 재산과 상속에 대한 의사를 명확하게 남길 수 있게 되고, 상속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족 간 갈등과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 의원은 “오늘날 대부분의 문서는 컴퓨터와 전자문서로 작성되지만 유언만은 수십 년 전 방식에 머물러 있다”며 “일본 등 세계적 사례처럼 우리도 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하여, 고령자와 환자 등 누구나 자신의 마지막 의사를 쉽게 남길 수 있도록 유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단순히 유언 작성 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가족 간 상속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라고 밝혔다. /서울=김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