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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진흥원 비위 악순환, 전북도청의 방만 행정이 낳은 결과물이다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 먹거리이자 농생명·바이오 산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야 할 (재)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이하 바이오진흥원)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불거진 내부 비위 의혹과 일탈 행위는 도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비위와 잡음이 어쩌다 한 번 발생하는 ‘일회성 일탈’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만성적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관 내부의 기강 해이가 임계점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공기관에서 비위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대응 공식이 있다. 자체 조사에 착수하고, 고개를 숙이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오진흥원의 행보는 늘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에 그쳤다. 사건이 불거지면 적당히 꼬리를 자르거나, ‘솜방망이 처벌’로 제 식구를 감싸며 여론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는 행태가 반복되었다. 내부 고발이나 기강 해이를 바로잡아야 할 자체 감사 시스템은 이미 마비된 지 오래고, 조직 내부는 견제와 균형 대신 온정주의와 타성에 젖어 들었다. 이러한 구조적 정화 능력 상실이야말로 비위의 악순환을 키운 가장 큰 자양분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화살을 단지 바이오진흥원이라는 한 기관의 내부 문제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바이오진흥원은 도민의 혈세인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전북도청 산하의 대표적인 공공 출연기관이다. 자체적인 비즈니스로 수익을 창출해 스스로 생존하는 지방공기업과 달리, 출연기관은 예산의 전액 또는 대부분을 전북자치도가 대주는 구조다. 즉, 이들이 쓰는 서류 한 장, 집행하는 사업비 1원까지 모두 도민들이 땀 흘려 낸 세금에서 나온다.

결국 도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 출연기관에서 비위가 반복되는 것은 전북도청의 방만 행정과 관리·감독 소홀이 낳은 결과물일 수밖에 없다. 전북도는 매년 이들 기관을 평가하고 감독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하기관에서 끊임없이 기강 해이 문제가 불거진다는 것은 전북도의 감시 체계가 완전히 작동 불능 상태에 빠졌거나, 알고도 묵인하는 ‘방관 행정’을 펼쳐왔음을 방증한다. 자금을 줄줄 대주면서도 정작 그 자금이 어떻게 쓰이고 조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도청의 나태함이 지금의 사태를 키운 몸통이다.

바이오진흥원은 전북의 농생명 산업을 고도화하고 지역 중소기업을 육성하라는 엄중한 도민의 명령을 받들어 설립된 조직이다. 도민들이 이 기관에 바라는 것은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선도할 날카로운 혁신과 성과이지, 내부 파벌 싸움이나 비위 뉴스 같은 구태가 아니다. 기관의 도덕적 해이는 결국 도정 전체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지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기업들과 도민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이제는 적당한 인적 쇄신이나 요식 행위에 불과한 감사로 멈춰 서서는 안 된다. 전북도청은 이번 사태를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산하기관 관리 방식의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 비위 행위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 적용은 물론이고,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도청 내부의 책임자 라인까지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돈만 쥐여주고 감시는 뒷전인 방만 행정을 끝내지 않는 한, 제2, 제3의 바이오진흥원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것이다. 전북도가 이번에야말로 칼을 빼 들고 공공기관의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지, 도민들과 함께 똑똑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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