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전북특별자치도정 출범을 앞두고 벌써부터 각종 인사 하마평이 난무하고 있다. 도청 실·국장부터 산하기관장, 출연기관 임원, 각종 위원회와 보좌진에 이르기까지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는 자리가 없을 정도다. 선거가 끝나면 새로운 인사가 이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도정의 밑그림조차 완성되기 전에 누가 어느 자리에 갈 것인지에만 관심이 쏠리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도민들이 민선 9기에 기대하는 것은 자리 이동이 아니라 전북의 변화다. 장기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를 살리고, 새만금과 첨단산업 육성의 돌파구를 마련하며,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할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는 것이 새 도정의 우선 과제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정책과 비전보다 인사에만 시선이 집중되면서 마치 선거 승리에 따른 논공행상이 먼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인사는 곧 정책이다. 어떤 사람을 어떤 자리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도정의 성패가 갈린다. 따라서 인사는 철저히 능력과 전문성, 도덕성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의 공로가 인사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며, 특정 세력이나 측근 중심의 인사가 반복된다면 도민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특히 전북은 AI·반도체, 재생에너지, 농생명산업, 새만금 개발 등 미래 100년을 좌우할 중대한 과제를 앞두고 있다. 어느 때보다 전문성과 실무 역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근거 없는 하마평이 공직사회를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인사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특정 인물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고, 조직 개편설까지 더해지면서 공직사회는 업무보다 눈치 보기에 몰릴 수 있다. 이는 행정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
이원택 당선인과 인수위원회는 이러한 분위기를 경계해야 한다. 민선 9기의 성공 여부는 취임 이후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부터 평가받고 있다. 도민들은 누가 자리를 차지하는지보다 어떤 원칙으로 인사가 이뤄지는지 지켜보고 있다.
새 도정이 진정으로 성공하려면 논공행상이라는 낡은 정치 문화를 끊어내야 한다. 능력 있는 인재를 폭넓게 발굴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민선 9기의 첫 단추는 인사다. 그 단추를 잘못 끼우면 이후의 모든 정책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도민들은 지금 자리 나눠먹기가 아니라 전북의 미래를 책임질 유능한 인재들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