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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읍소의 정치 끝내고, 경쟁력으로 국가전략산업 따내야

국가전략산업은 시혜의 대상이 아니다. 더욱이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은 지역 안배나 정치적 배려로 나눠 가질 수 있는 선심성 예산이 아니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산업은 철저히 경쟁력과 산업 생태계,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그럼에도 전북은 또다시 "우리에게도 일부를 배치해 달라"는 읍소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전북은 그동안 국가예산 확보는 물론 공공기관 이전, 금융중심지 지정, 국립의전원, 새만금 사업 등 굵직한 현안마다 "전북도 소외돼선 안 된다"는 논리를 앞세워 왔다. 물론 국가균형발전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다. 그러나 균형발전은 경쟁력을 대신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중앙정부를 향해 손을 내미는 정치만 반복해서는 어느 순간 그 손마저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반도체 산업은 특히 그렇다. 풍부한 전력과 용수, 연구기관, 전문인력, 기업 생태계, 물류망 등 복합적인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와 기업을 설득하는 것은 "전북도 나눠 달라"는 호소가 아니라 "왜 반드시 전북이어야 하는가"를 입증하는 치밀한 전략이다. 명분은 호소할 수 있지만, 투자는 설득해야 한다.

새 도정이 출범을 앞둔 지금이야말로 사고를 바꿔야 한다. 선거 때 내세운 거창한 공약이 선거가 끝나자 '분산 배치'를 요청하는 수준으로 후퇴한다면 도민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 필요한 것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산업 전략이다. AI,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새만금, 농생명 산업 등 전북만의 강점을 반도체 산업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구체적인 청사진부터 제시해야 한다. 기업이 먼저 찾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지, 기업과 정부를 찾아다니며 사정을 하는 것이 도정의 비전일 수는 없다.

이제 전북은 '소외론'이라는 익숙한 프레임과 결별해야 한다. 언제까지 피해의식에 기대 중앙정부의 배려만 기다릴 것인가. 국가전략산업은 동정이 아니라 실력으로 따내는 것이다. 전북이 선택받기를 원한다면, 먼저 선택받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민선 9기 전북도정이 반드시 증명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며, 도민이 새 지도부에 보내는 가장 준엄한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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