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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핫바가 5천 원인 이유… 도로공사는 ‘악덕 건물주’인가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서민 밥값으로 전관 억대 연봉 잔치… 도로공사의 후안무치


고속도로 휴게소는 여행의 설렘이 머무는 곳이자, 운전자들에게는 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쉼터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휴게소는 '바가지 물가'의 대명사가 됐다. 5,000원짜리 핫바, 6,000원이 넘는 김밥, 시중보다 20~30% 비싼 돈가스까지. 국민은 공공 인프라라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휴게소의 고물가에 분노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지갑을 열어왔다. 최근 한 매체의 보도로 밝혀진 휴게소 물가의 실체는 가히 충격적이다. 우리가 사 먹는 음식값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의 임대료와 운영사의 수수료로 사라지고 있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문제는 도로공사다. 도로공사는 전국 215개 휴게소의 운영권을 쥐고 매출 대비 16~23%에 달하는 고율의 임대료를 챙기고 있다. 일반 상권의 임대료가 매출의 1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악덕 건물주'보다 더한 수탈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매출이 오르면 임대료율을 더 높여 받는 누진제 정책이다. 점주가 박리다매로 질 좋은 음식을 싸게 팔려 해도, 매출이 늘면 도로공사가 가져가는 몫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니 결국 가격을 올리거나 저급 식재료를 쓰는 악순환을 강요하는 구조다. 44조 원에 달하는 부채 이자를 갚기 위해 국민의 먹거리 비용을 '가성비 좋은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도로공사의 후안무치함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도로공사로부터 운영권을 위탁받은 운영사들의 행태는 더 점입가경이다. 10년 이상 장기 운영권을 독점해온 이들은 입점 업체 점주들에게 또다시 25~30%의 수수료를 떼어간다. 여기에 관리비와 '통행세' 성격의 식자재 납품 비리까지 더해지면, 점주 손에 남는 것은 매출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5,000원짜리 핫바 하나를 팔아 점주가 쥐는 순이익이 고작 몇백 원에 불과하다는 고백은 휴게소 물가가 왜 이토록 기형적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퇴직금 털어 매장을 연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도 못 받는 처지로 내몰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낮은 서비스 질과 비싼 가격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국민에게 돌아온다.

이 기이한 수수료 구조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바로 '전관예우'와 '로비'라는 적폐의 사슬이다. 장기 운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운영사들은 도로공사 퇴직자들을 억대 연봉 임원으로 채용한다. 사실상 도로공사를 상대로 한 대관 업무 외에는 하는 일 없는 전관들의 고임금을, 휴게소에서 음식을 사 먹는 서민들이 대신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운영사 교체 시 오가는 수억 원대의 비공식 '권리금' 관행까지 더해지면, 휴게소는 공공의 쉼터가 아니라 '비리의 백화점'이자 특정 카르텔의 배를 불리는 사유지로 전락한다.

특히, 도로공사가 내놓은 '실속 상품' 제도는 전형적인 전시 행정의 산물이다. 임대료와 수수료는 단 1원도 깎아주지 않으면서, 점주들에게만 싼 가격에 팔라고 강요하니 현장에서는 '품절' 처리라는 꼼수가 난무한다. 팔면 팔수록 손해인 구조를 만들어놓고 물가를 잡겠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와 다름없다. 도로공사는 "과거보다 물가가 싸졌다"는 망언에 가까운 해명 대신, 자신들이 떼어가는 임대료부터 대폭 인하해야 한다. 공기업의 경영 성과를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메우는 방식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국토교통부는 이제라도 휴게소 운영 방식의 전면 개편에 착수해야 한다. 다단계 하청 구조를 단순화하고, 도로공사와 운영사가 가져가는 수수료 상한선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 또한, 장기 독점 운영권을 회수하고 투명한 입찰 시스템을 구축해 전관예우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휴게소는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고속도로 위에 세워진 공공의 자산이다. 특정 공기업과 운영사 카르텔이 국민의 밥값을 통행세처럼 징수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혁파하는 것, 그것이 민생을 살리는 진정한 개혁의 시작이다.

우리는 더 이상 휴게소에서 비싼 가격에 화나고, 낮은 품질에 실망하며 '어쩔 수 없이' 지갑을 열고 싶지 않다. 도로공사와 운영사들이 누려온 '부당한 권리'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핫바는 다시 국민의 즐거운 간식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은 더 이상 휴게소 비리의 '호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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