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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의 우주항공 비상(飛上), 이번만큼은 진짜 미래가 돼야 한다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이 제시한 ‘2050 미래비전’은 오랜 시간 농업과 관광의 도시로 인식돼 온 무주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차세대 우주항공 엔진과 첨단 방위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전북 산업지도의 변화를 예고한다. 특히 현대로템이 2034년까지 약 3,000억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제시하고, 국토교통부 투자선도지구 선정으로 국비 지원과 각종 규제 특례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무주 적상면 일대 약 70만㎡ 부지에 조성될 차세대 메탄엔진 생산기지는 단순한 공장 하나를 짓는 사업이 아니다. 메탄엔진은 재사용 발사체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우주산업과 국방산업이 융합되는 미래 전략산업의 중심에 있다. 세계 각국이 우주산업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육성하는 상황에서 전북이 이 분야에 의미 있는 거점을 확보한다면 산업구조를 바꾸는 새로운 전기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도민들의 마음 한편에는 기대보다 의구심이 먼저 자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호남권 반도체 산업 육성 구상에서 전북이 사실상 소외됐다는 인식이 지역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광주와 전남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전북은 또다시 국가 전략산업에서 비켜선 것 아니냐는 허탈감이 지역 전반에 퍼졌다. 이런 상황에서 발표된 무주의 우주항공 프로젝트를 두고 일부에서는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냐는 시선까지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심을 불식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치적 해명이 아니라 성과다. 보여주기식 발표가 아니라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기업 투자가 현실이 되며, 양질의 일자리가 실제로 만들어질 때 비로소 도민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신뢰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의 지속성이다. 기업의 투자계획은 경기와 시장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전북자치도와 무주군은 투자 발표를 치적으로 소비할 것이 아니라 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인허가, 기반시설, 행정지원까지 빈틈없이 뒷받침해야 한다. 투자계획을 실제 투자로 연결하는 행정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하나의 과제는 지역 정착이다. 첨단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 연구개발 인력과 전문기술자가 머물 수 있는 의료·교육·문화·주거 환경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공장은 무주에 있어도 사람은 수도권이나 대전에서 오가는 구조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생산시설만 남고 소비와 소득은 외부로 빠져나가는 이른바 '빨대효과'를 피하기 어렵다. 산업단지 조성과 정주여건 개선은 반드시 함께 추진돼야 한다.

더 나아가 무주의 우주항공 산업은 전북 전체 산업과 연결될 때 비로소 진정한 경쟁력을 갖는다. 전주의 탄소소재 산업, 새만금의 미래모빌리티와 방산·드론 산업, 익산의 소재·부품 산업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전북형 우주항공·방산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 산업은 점이 아니라 선으로 연결될 때 시너지가 만들어진다.

전북도민들은 더 이상 거창한 청사진만으로는 감동하지 않는다. 반도체 산업에서 경험한 상대적 박탈감은 말보다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무주의 우주항공 프로젝트가 또 하나의 정치적 수사로 끝난다면 도민들의 실망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반대로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돼 기업과 사람이 모이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결실을 맺는다면, 무주는 전북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화려한 발표가 아니라 흔들림 없는 실행이다. 무주의 우주항공 비상이 전북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진정한 출발점으로 기록될지, 또 하나의 장밋빛 청사진으로 남을지는 지금부터의 행정력과 정치권의 책임 있는 후속 조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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