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전북특별자치도가 첫발을 내디뎠다. 이원택 도지사가 취임과 동시에 내린 1호 결재는 간부회의 생중계 추진이었다. 도정의 핵심 의사결정 과정을 도민에게 공개하고 정책 논의를 투명하게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매월 열리는 간부회의를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하고, 보고 위주의 회의를 토론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놓았다. 도민주권과 열린 행정을 도정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상징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행정은 국민과 도민의 신뢰 위에서 존재한다. 밀실에서 결정되고 결과만 통보되는 행정은 더 이상 시대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다.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논의의 내용을 도민에게 공개하는 것은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성을 강화하는 첫걸음이다. 특히 전국 최초 수준의 간부회의 전 과정 공개는 지방행정의 새로운 실험이라는 점에서도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생중계 자체가 열린 행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 앞에서만 토론이 이뤄지고, 정작 중요한 결정은 공개되지 않는 별도의 자리에서 내려진다면 생중계는 보여주기 행사에 그칠 뿐이다. 형식적인 토론이나 준비된 발언만 반복된다면 도민의 신뢰는 오히려 더 멀어질 수 있다. 투명성은 화면이 아니라 내용에서 증명돼야 한다.
민선 9기 전북도정 앞에는 호남권 반도체 투자에서 드러난 전북 소외, 지역경제 회복, AI와 미래산업 육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도민이 기대하는 것은 회의 장면이 아니라 정책의 성과다. 공개된 회의가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 되고, 치열한 토론이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도민주권'이라는 약속도 완성된다.
첫 단추는 잘 끼웠다. 이제 남은 것은 실천이다. 민선 9기 도정이 보여줄 것은 카메라 앞의 모습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되는 책임행정이어야 한다. 그것이 도민의 신뢰를 얻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