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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연구원(CICS) 창립 10주년… 지역 학술 역량, 국제 NGO로 거듭나다

전북대 중심 20년 현장 연구 토대로 2016년 출범
디지털 아카이빙 기반 글로벌 무형유산 보호 주도

전북 지역 학자들의 무형문화유산 현장 조사를 토대로 출발한 무형문화연구원(CICS)이 정식 설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지역의 학술 연구 조직이 유네스코(UNESCO) 인가 비정부기구(NGO)로 성장해 글로벌 무형유산 정책 제안과 디지털 아카이빙 확산을 주도한 지난 10년의 발자취를 짚어본다.

무형문화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일과 10일 양일간 완주군 소양면 완주한옥펜션 휴림에서 역대 소속 연구원과 이사진, 국내외 협력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0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행사 기간 '10년의 회고' 세션을 통해 과거의 성과 지표를 분석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하며 전체 일정을 마무리했다.

2016년에 설립된 연구원의 실제 연원은 전북대학교 소속 연구소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무형문화유산, 역사학, 인문학 분야 학자들의 20여 년에 걸친 현장 조사 활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단절되어 가는 전통 지식과 무형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학제 간 융합 연구를 수행했다.

이러한 오랜 학문적 축적을 바탕으로 정식 출범한 연구원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협약' 산하 공인 NGO로 승인받으며 활동 무대를 지역에서 국제 사회로 전환했다. 무형문화유산 보호 분야에서 NGO는 각국 정부가 미처 포괄하지 못하는 지역 사회와 현장 전승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핵심 주체로 기능한다.

무형문화연구원 사업의 핵심은 기록의 '디지털 전환'이다. 무형유산은 건축물이나 유물과 달리 보유자의 기억과 행위에 의존해 세대를 거쳐 전승되므로, 체계적인 아카이빙 시스템이 부재할 경우 전승 단절과 함께 소멸할 위험이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원은 다자간 참여형 무형유산 아카이브 플랫폼인 '이치피디아(ICHPEDIA)'와 전문적인 문화자원관리시스템(CRMS)을 자체 구축했다. 현장에서 채록된 구술 자료, 영상, 사진 데이터가 이 시스템에 분류되어 영구 보존된다.

유네스코 NGO 포럼의 공식 웹사이트(ICHNGO Network) 운영 기관으로 지정된 것 역시 연구원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 역량이 국제 기준을 충족했음을 시사한다. 최근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문화자원 수집 플랫폼을 개발해, 전문 연구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지역의 문화 자원을 손쉽게 기록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접근성을 개선했다.

글로벌 무형유산 연대에서의 실무 기능도 확충했다. 연구원은 전주시가 전 세계 무형문화유산 보호 단체 및 개인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전주세계무형문화유산상(JIAPICH)'의 사무국 역할을 전담하고 있다.

수상 후보자 검증부터 최종 선정, 국제 홍보에 이르는 전 과정을 총괄하며 전북을 글로벌 무형유산 네트워크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 유네스코 NGO 포럼 운영위원회와 실무그룹에 직접 참여해, 무형유산 보호와 관련된 국제적 의제 설정 및 정책 수립 과정에 정기적으로 개입한다.

기반 시스템 구축 경험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이어졌다. 연구원은 지난 2022년 착수해 오는 2025년 종료되는 '키르기스스탄 문화 ODA 사업'을 수행 중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문화 기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원이 보유한 아카이빙 방법론과 플랫폼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현지 인력에게 전수하고 있다. 이는 단편적인 물리적 원조를 넘어 무형유산 보존을 위한 소프트웨어적 시스템을 대상 국가에 이식하는 구조다.

국내 현장 기반의 심층 연구도 병행한다. 정기적인 학술 콜로키움을 열어 무형유산 정책의 입법 과정이나 법적 쟁점을 다룬다.

특히 지난 2019년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부터 '구술사 수집 및 연구기관'으로 지정받아 오는 2028년까지 10년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가 차원의 문화 기초 데이터베이스 확충에 필요한 핵심 구술 자료를 수집해 공공 자산으로 전환하는 역할이다.

지역 학자들의 소규모 모임에서 싹튼 무형문화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전문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하며 무형유산 보존을 위한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데이터 기반의 무형유산 기록 체계를 구축한 연구원은 앞으로도 관련 시스템과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인터뷰]
무형문화연구원 설립 10주년… "시민 참여형 디지털 아카이빙 주력"
이치피디아 구축으로 융합 체계 마련… 포용성·전문성·휴머니즘 3대 전략 추진

유네스코 공인 비정부기구(NGO)인 무형문화연구원(CICS)이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무형문화연구원 측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 10년의 성과와 향후 운영 방향을 들었다.

- 연구 모임에서 유네스코 공인 NGO로 성장하기까지 가장 결정적인 변곡점과 향후 10년의 목표는?
"가장 큰 변곡점은 무형유산 온라인 플랫폼인 '이치피디아' 구축 사업이다. 전국 단위 연구자들이 모여 자원을 수집·연구·보전하는 융합 체계를 만들며 성과를 축적했다. 향후 10년도 이 융합을 바탕으로 하되,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전략을 정교화할 계획이다. 사람 사이에서 전승되는 무형유산의 특성에 집중해 포용성(다양한 주체 참여), 전문성(엄밀한 연구), 휴머니즘(사람 중심 접근)을 3대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겠다."

- 이치피디아와 모바일 앱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는 이유는?
"무형유산은 사람의 기억과 몸짓에 존재해 전승자가 세상을 떠나면 함께 소멸하기에 디지털 아카이빙은 이 소멸 속도를 늦추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기록을 남겨 전승자가 부재한 시점에도 후속 세대와 대중이 언제든 접근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이치피디아와 '디지털 문화트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전주세계무형문화유산상 사무국 운영과 키르기스스탄 공적개발원조(ODA) 등 글로벌 교류가 지역 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는 전북의 문화 자원을 세계와 소통하게 만드는 것으로, 지역 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공유해 국제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둘째는 지역 청년들의 시야를 넓히고 자부심을 고취하는 효과다. 키르기스스탄 ODA 사업 등 지역 기관의 해외 공공외교 활동은 지역 주민들에게 글로벌 성과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다."

- 일반 시민도 지역 문화 자원을 기록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했다. 대중이 무형유산 보호에 직접 참여하는 것의 의미는?
"전문가의 역할은 자원 발굴과 정책 기획 등으로 제한되며, 결국 지역 문화를 지키고 전승하는 주체는 해당 지역 주민이다. 대중과 시민사회가 동네 문화를 직접 기록하고 주체적으로 참여할 때, 무형유산은 박제된 자료가 아닌 살아있는 문화로 기능하며 다음 세대로 온전히 전승될 수 있다."

/최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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