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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농협중앙회 전북 이전, 명분은 충분하다…이제는 실현의 힘을 모을 때

전북축산단체연합회가 농협중앙회의 전북 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전북농업인단체연합회가 이전 필요성을 제기한 데 이어 축산업계까지 힘을 보탠 것이다. 농업과 축산을 아우르는 생산 현장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였다는 점에서 이번 촉구는 단순한 성명 발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농협중앙회는 농업인의 조직인 만큼 대한민국 농생명 산업의 중심지인 전북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다.

전북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농생명 산업의 중심이다.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수산대학교를 비롯한 국가 농생명 연구기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종자와 스마트농업, 식품산업, 축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추고 있다. 특히 한우와 한돈, 낙농, 양봉 등 축산 전 분야에서 전국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농협중앙회가 전북에 둥지를 튼다면 정책과 연구, 생산과 유통, 금융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농협중앙회는 단순한 금융기관이 아니다. 농업정책을 지원하고 농업인의 권익을 대변하며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조직이다. 이러한 기관이 농업 현장과 가까운 곳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수도권에 머물러야 할 이유보다 농업의 중심지로 내려와야 할 이유가 훨씬 많다.

더욱이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하는 상황이라면 농협중앙회의 전북 이전은 균형발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의 성장거점을 육성한다는 국가적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농업과 농촌을 위한 조직이 농업과 농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다.

그러나 명분이 충분하다고 해서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농협중앙회 이전을 희망하는 지역은 전북만이 아니다. 다른 시·도 역시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당위성보다 전략과 실행력이다.

이제부터는 전북도와 정치권, 국회의원, 시군, 농업계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기관 유치는 선언이나 결의문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왜 전북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와 경제적 파급효과, 국가 농생명산업 발전 전략을 제시하며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정치권 역시 정파를 떠나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 중앙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

농협중앙회 이전은 단순히 기관 하나를 유치하는 문제가 아니다. 전북 농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고 농생명 수도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농업과 축산 현장의 절실한 요구가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지 않도록 이제는 지역사회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야 할 때다.

명분은 이미 충분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낼 정치력과 실행력이다. 전북이 더 이상 기회를 놓치는 지역이 아니라 기회를 만들어내는 지역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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