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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역 없는 수사로 종교의 정치 침투 의혹 끝까지 밝혀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신천지 신도들의 조직적인 정당 가입 의혹이 국민의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수사당국이 본격적인 진상 규명에 나섰다. 아직은 '가입 정황'이 확인된 단계이며 불법 여부는 수사를 통해 가려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만약 특정 종교단체가 조직적으로 정당에 가입해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면 이는 민주주의 질서를 정면으로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헌법은 국민 개개인의 정치 참여를 보장한다. 특정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정당 가입을 제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개인의 자발적인 정치 활동과 종교단체의 조직적 정치 개입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교단의 지시에 따라 집단적으로 당원에 가입하고, 경선이나 당내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면 이는 국민의 자유로운 정치 의사를 왜곡하는 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무엇보다 이번 수사는 한 치의 성역도, 정치적 계산도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거대 종교단체든 소규모 단체든 법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어느 한쪽은 엄정하게 수사하고 다른 한쪽은 눈치를 본다면 국민은 수사 결과를 결코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수사기관은 오직 증거와 법률에 따라 조직적 지시가 있었는지, 중앙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 실제 선거나 당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끝까지 밝혀내야 한다.

각 정당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원 수만 늘리겠다는 안일한 조직 관리로 외부 세력의 집단 가입을 방치했다면 정치권 역시 반성해야 한다. 대규모 동원 가입을 걸러낼 검증 시스템을 마련하고, 특정 조직이 당내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없도록 제도적 보완에 즉시 나서야 한다. 민주주의는 개방성이 생명이지만, 그 개방성을 악용한 조직적 침투까지 허용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방임이다.

더 이상 종교가 정치를 이용하고 정치가 종교의 조직력을 기대하는 왜곡된 관계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진실이다. 누가 연루됐든, 어느 정당이든, 어느 종교단체든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

수사기관은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흐지부지 끝내지 말고 성역 없는 수사로 모든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정치권 역시 방어와 정쟁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조직적 정치 개입 의혹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책임을 묻고, 사실이 아니라면 명확하게 결론을 내려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그것이 법치국가의 원칙이며,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소한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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