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최근 안전관리부터 미래산업까지 도정 전반을 아우르는 점검회의를 열고 재난 대응과 핵심 현안을 살폈다. 여름철 자연재해와 안전사고 예방은 물론 AI, 방위산업, 새만금, 첨단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의 추진 상황까지 함께 점검했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도정 운영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과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일은 행정이 가장 우선해야 할 책무인 만큼 이번 점검 자체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러나 행정의 평가는 회의 횟수나 점검 실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대책회의를 열고 현황을 보고받아도 실제 현장에서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행정의 성과가 아니라 기록에 불과하다. 도민이 원하는 것은 '점검했다'는 보고가 아니라 '문제가 해결됐다'는 결과다.
안전 분야도 마찬가지다. 폭염과 집중호우, 산사태, 물놀이 사고는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취약지역을 확인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위험시설은 즉시 보수하고, 재난 대응체계는 실제 상황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사고는 회의실이 아니라 현장에서 발생한다. 결국 안전은 계획이 아니라 실행에서 완성된다.
미래산업 역시 속도가 경쟁력이다. AI와 방위산업, 탄소산업, 새만금 개발 등은 전북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과제다. 하지만 투자 유치와 국가예산 확보, 기업 지원은 발표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인허가 지연은 없는지, 기업의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정부와의 협의는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실천력이 필요하다. 전국 지자체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늦은 행정은 곧 기회를 잃는 행정이 될 수 있다.
특히 이제는 사업 추진 상황을 단순히 보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성과를 수치와 결과로 평가하는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언제까지 무엇을 완료할 것인지, 어느 부서가 책임질 것인지, 추진이 지연되면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책임과 일정이 분명할 때 도민도 행정을 신뢰할 수 있다.
전북은 지금 새로운 도약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안전은 한순간의 방심으로 무너질 수 있고, 미래산업은 한 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따라잡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점검회의가 아니라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다.
이번 전북도의 전방위 점검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점검은 출발선일 뿐이다. 행정의 진정한 평가는 계획이 아니라 성과에서, 보고가 아니라 실행에서 나온다. 전북도는 이제 말과 점검이 아닌 실행과 결과로 도민 앞에 증명하는 도정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