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승 국회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의 남원 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립의전원을 남원에 설립하면서 정작 임상교육과 수련은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담당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데 대한 문제 제기다. 박 의원의 주장은 단순한 기관 유치 차원을 넘어 국립의전원 설립의 본래 취지를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립의전원 남원 유치는 건물 하나를 가져오는 문제가 아니다. 교육과 임상, 수련이 서울에 있고 남원에는 강의실만 남는다면 그것은 국립의전원 남원 설립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지역에서 학생을 뽑아 교육한 뒤 핵심적인 임상과 수련 과정에서 다시 서울로 보내는 또 하나의 수도권 집중이 될 뿐이다.
국립의전원 설립의 핵심 목적은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지역 의료격차를 해소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의학교육과 임상실습, 전공의 수련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의사가 지역에서 배우고 환자를 만나고 수련해야 그 지역에 정착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학교의 주소만 남원에 둔다고 지역의료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정부도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서울에는 국립중앙의료원을 그대로 두고 남원에는 국립의전원이라는 간판만 주는 식의 절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 국가균형발전과 지역의료 격차 해소라는 명분으로 추진한 정책이 결국 수도권 중심 의료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정책 자체가 모순이다.
전북도와 정치권도 지금부터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박희승 의원 개인의 문제 제기에 머물 일이 아니다. 이원택 전북도정과 남원시,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이 공동전선을 구축해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립중앙의료원의 남원 이전은 물론 이에 준하는 국가 거점 수련병원 구축까지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특히 정부가 국립의전원의 구체적인 운영방식을 확정하기 전에 ‘남원 본원·교육·임상·수련 일체화’를 전북의 협상 마지노선으로 분명히 못 박아야 한다. 국립의전원은 수십 년 만에 찾아온 전북 공공의료의 전환점이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이름뿐인 유치로 끝내서는 안 된다. 남원에는 간판이 아니라 국립의전원의 실질적인 본체가 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