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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이 누구든, 감시의 잣대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진영 따라 무뎌진 비판의 날. 전북 교원단체의 '원칙과 일관성'을 묻는다


교육 행정을 견제하고 교권과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교원단체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도덕적 정당성’과 ‘원칙의 일관성’이다. 비판의 기준이 선명하고 공정할 때 비로소 그 목소리는 교육청의 독주를 막는 제동이자 교육 현장을 바꾸는 힘을 얻는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단체가 지녀야 할 최우선 덕목은 상황이나 대상에 따라 기준이 바뀌지 않는 엄정함에 있다. 그러나 최근 전북 지역 교육계에서 불거진 교원단체 간의 비판적 제언은 권력을 감시해야 할 시민·교원단체의 잣대가 과연 언제나 온전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깊은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전북교사노동조합은 최근 전교조 전북지부를 향해 천호성 교육감 체제 이후 인사와 정책을 검증하는 기준이 과거 서거석 전 교육감 시절과 비교해 사뭇 달라졌다며 ‘원칙의 일관성 결여’를 지적하고 나섰다. 과거 서거석 교육감 재임 당시 파견교사 선발 및 장학관 공모 절차의 공정성을 매섭게 문제 삼았던 전교조가, 현 교육감 체제에서 불거진 정책기획과·인권센터 파견교사 공모나 인수위 출신 인사의 공모 선발 논란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학교 가산점 부여에 강력히 반대해 왔던 기조와 달리 유사한 '도전학교' 가산점 이슈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 점, 음주운전 전력자의 교육협력과장 지원 논란 등 도덕성 검증 사안에서 보인 미온적 태도 역시 동일한 지적선상에 있다.

물론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가 사안에 따라 대응 방식과 우선순위를 달리할 수는 있다. 때로는 대립과 투쟁보다 교섭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무적 판단이 작동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비판의 기준이 '어떤 사안인가'가 아니라 '누가 교육감인가'에 따라 유연해지거나 무뎌진다면, 이는 감시 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다. 권력의 성향이나 정치적 친소관계, 이념적 동질성에 따라 검증의 날이 무뎌지는 순간, 그것은 건강한 견제가 아니라 ‘정치적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교원단체가 특정 진영의 우군(友軍)을 자처하거나 권력과의 관계 형성에 매몰될 때, 그 감시망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다.

교육 행정을 향한 검증 잣대가 진영 논리에 갇히면 그 여파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가장 먼저 교육청의 인사·정책 시스템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신뢰가 무너진다. 과거에는 문제시되던 사안이 수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묵인되는 과정을 목도할 때, 현장 교사들은 공정성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갖게 된다. 교육 행정 전반에 대한 학부모와 도민의 의구심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교원단체가 정치적 중립성과 엄정한 비판 의식을 잃고 특정 진영에 유불리한 침묵을 택할 때, 그로 인한 행정적 부실과 정책 왜곡의 피해는 온전히 일선 학교 현장의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교원단체는 정권이나 교육감의 임기와 상관없이 교실을 지키고 교육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영원한 파수꾼이어야 한다. 교육감이 보수이든 진보이든, 어느 진영 출신이든 상관없이 동일한 인사·정책·도덕적 기준이 적용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판의 날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오직 '원칙과 상식'이라는 동일한 맷돌 위에서 갈려야 한다. 상대를 향할 때만 날카롭고 자신들과 가까운 권력을 향할 때 무뎌지는 잣대는 교육 현장의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전북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교육 행정 당국의 철저한 자성뿐만 아니라, 이를 감시하는 교원 단체들의 엄격한 자기고찰이 병행되어야 한다. 교원단체의 진짜 힘은 세력의 크기나 권력과의 거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도민과 현장 교사들이 인정하는 ‘선명한 일관성’에서 나온다. 전교조를 비롯한 지역의 모든 교원단체는 정파적 이해관계나 진영 논리를 넘어 참된 원칙과 공정한 검증의 날을 다시 세워야 한다. 진영을 불문하고 오직 ‘학생과 교사, 그리고 전북 교육의 미래’만을 유일한 잣대로 삼을 때, 교원단체는 도민과 현장으로부터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 신뢰와 정당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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