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와 도내 지역 국회의원들이 마침내 국회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2차 공공기관 전북 배치와 남원 국립의학전문대학원(국립의전원) 설립을 위해 공동건의문을 채택하고 ‘원팀’으로 총력 대응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역동적인 결집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에는 안도와 기대가 교차한다. 그간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타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번번이 실리를 놓쳤던 안타까운 국면을 상기하면, 도정과 지역 정치권이 정파와 이해관계를 넘어 단일대오를 구축한 것은 분명 만시지탄(晩時之歎)이나 매우 다행스럽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역의 사활이 걸린 거대 현안 앞에서 지도층이 제 목소리를 내고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은 전북 발전의 최소 조건이자 가장 강력한 무기다. 이번 ‘원팀’ 결집이 일회성 정치적 쇼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성과로 결실을 보이기 위해 주목해야 할 3가지 관점을 짚어본다.
첫째, ‘소 잃고 뇌약방문’의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제 역할을 다하는 정치’가 상시화되어야 한다.도민들이 이번 원팀 결집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동안의 공백 때문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가 수년간 표류하고, 남원 국립의전원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공전하는 동안 지역 정치권의 대응은 늘 한발 늦거나 파편화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늑장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고 나서야 소리를 높이는 형태는 더 이상 반복되어선 안 된다. 이번 정치권과 지자체의 공조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전북 현안을 국정 과제 상단에 상시로 배치하고 주도권을 쥐기 위한 행정·입법 공조 시스템의 정례화로 이어져야 한다. ‘원팀’은 선언이 아닌 실천적 시스템으로 고착되어야 그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둘째, 단순 기관 수령을 넘어 ‘전북형 특화 산업과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정밀한 전략이 필수적이다.공공기관 유치는 숫자의 싸움이 아니다. 어떤 기관이 내려와 기존의 산업 생태계와 결합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생사존망이 갈린다. 전북이 요구해야 할 공공기관은 이미 기반이 구축된 연기금 중심의 금융 인프라, 농생명 클러스터, 그리고 미래 첨단 및 재생에너지 산업과 연계된 핵심 알짜 기관이어야 한다.국립의전원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한 지역 의료기관 설립을 넘어 붕괴해 가는 지방 필수·공공의료 체계를 재건하고, 남원을 필두로 한 전북 동부권의 의료격차를 해소하는 ‘지역 완결형 모델’로 완성해 내야 한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쥐는 명확한 놀리와 전략 없이 단순 분배만을 요구한다면 중앙정부와 타 지자체와의 치열한 논리 싸움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셋째, 여·야와 지자체를 초월한 완벽한 ‘실행력’으로 도민의 신뢰를 입증해야 한다.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평가받을 일이지만, 도민이 원하는 것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손에 잡히는 결과’다. 이제 공은 국회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그리고 중앙부처의 정책 결정 테이블로 넘어갔다.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상임위 권한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관련 입법과 예산 확보를 밀어붙여야 하고, 도지사를 중심으로 한 행정 조직은 중앙부처를 상대로 정교한 설득 논리를 제공해야 한다. 도정과 정치권이 손을 맞잡았을 때 비로소 거대한 중앙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내야만 도민들의 환영은 비로소 단단한 신뢰로 바뀔 것이다.전북의 지형을 바꿀 거대한 기회이자 마지막 골든타임이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늦게나마 첫발을 뗀 전북도정과 지역 정치권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며, 이 한 걸음이 전북의 대반전을 이끄는 위대한 이정표가 되기를 도민과 함께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