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진안·장수 동부산악권에 화장시설이 단 한 곳도 없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장정복 전북도의원이 3개 군이 함께 이용하는 공동 종합장사시설 조성을 촉구한 것은 충분히 타당하고 시급한 제안이다.
전국 화장률은 지난 5월 기준 94.9%에 달한다. 이제 화장은 보편적인 장례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전북의 공설화장시설은 전주·군산·익산·정읍·남원에만 있다. 무주·진안·장수 주민들은 가족을 떠나보내는 슬픔 속에서도 다른 지역 화장시설을 찾아 먼 길을 오가야 한다. 최근 4년간 3개 군의 화장장려금 지원 실적만 2,312건에 이른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특히 무주는 화장 이용자의 약 85%가 대전·세종·경북 등 타 시·도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진안과 장수 역시 대부분 전주에 의존한다. 고령화가 빠른 동부산악권의 현실을 감안하면 더 이상 방치할 문제가 아니다.
화장시설을 여전히 혐오시설로만 바라보는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삶의 마지막은 찾아온다. 고인을 존엄하게 보내고 유족의 불편을 덜어주는 장사시설은 도로나 의료시설처럼 주민 삶에 필요한 복지 인프라다.
그렇다고 인구가 적은 3개 군이 각각 화장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경제성과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현실적이지 않다. 따라서 화장·봉안·자연장·유족편의시설을 갖춘 공동 종합장사시설을 조성해 함께 이용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다.
문제는 입지와 주민 수용성이다. 어느 한 군에 책임을 떠넘겨서는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 전북도가 나서 수요와 접근성, 건립·운영비, 주민 인센티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3개 군의 협의를 이끌어야 한다.
사는 곳이 산간지역이라는 이유로 마지막 이별의 순간까지 불편과 부담을 감수하게 해서는 안 된다. 전북도는 공동 종합장사시설을 동부산악권의 필수 장사복지 사업으로 보고 타당성 조사부터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