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의회가 올해 의원 국외연수를 전면 취소하고 관련 예산 7,650만원을 전액 반납하기로 한 것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시민의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는 의미 있는 결정이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서민과 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의회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자세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은 단순히 7,650만원의 예산을 절감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지방의회가 예산을 어떻게 바라보고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시급한 지역 현안과 민생경제 회복에 보태겠다는 판단은 지방의회가 시민에게 보여줘야 할 책임 있는 자세다.
그동안 지방의회의 국외연수는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선진 정책과 우수 사례를 배우겠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관광성 일정과 부실한 결과보고서, 과도한 비용 등으로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판을 자초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국외연수 비용 부풀리기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도 커졌다.
그렇다고 국외연수 자체를 무조건 없애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해외 선진도시의 산업·복지·환경·도시재생 정책을 직접 살펴보고 이를 지역 실정에 맞게 접목한다면 국외연수 역시 필요한 의정활동이다. 중요한 것은 명확한 목적과 투명한 예산 집행, 그리고 연수 이후 정책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성과다.
정읍시의회의 이번 결단이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도내 지방의회도 관행적으로 편성해 온 해외연수와 불요불급한 예산이 없는지 다시 살펴야 한다. 시민이 어려울 때 의회가 먼저 씀씀이를 줄이고 민생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정읍시의회의 선택이 전북 지방의회 전반에 건전한 예산 운용과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