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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과 싸워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한 민심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공개적인 쓴소리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이기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직언했다. 여권 내부에서 나온 경고라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대통령에게 지지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국민이 정부의 정책과 국정운영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더욱이 중도층을 중심으로 민심 이반이 나타난다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국민이 정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탓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돌아올 것이라고 안이하게 판단해서도 안 된다.

윤 의원이 지적한 핵심 역시 신뢰다. 공소취소 논란이나 연임 개헌 등 국민적 의구심을 키우는 문제를 어정쩡하게 끌고 갈수록 국정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여권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문제에는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정책마저 국민적 동력을 얻기 어렵다. 잘못된 것은 인정하고 정리할 것은 분명하게 정리하는 것이 오히려 국정운영의 힘을 키우는 길이다.

특히 대통령과 여권이 경계해야 할 것은 민심과의 힘겨루기다.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모든 정책과 판단에 국민이 백지위임을 한 것은 아니다.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면 아무리 옳은 정책도 추진력을 잃는다. 역대 정부가 임기 중반 이후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민심의 경고를 제때 받아들이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금 국민이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정치권의 끝없는 정쟁이 아니다. 치솟는 생활비와 주거 부담을 줄이고 일자리를 만들며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고 국민이 실제 삶에서 변화를 체감하도록 만드는 것이 정부가 집중해야 할 과제다.

이 대통령은 취임 당시 강조했던 실용과 민생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신을 지지하는 목소리보다 비판하는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여권 내부의 충언도 국정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과 싸워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 민심을 설득할 수는 있어도 민심을 꺾으려 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방어와 변명이 아니라 성찰과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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