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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산 따오기만 하면 끝인가, 불용·반납부터 줄여라

전북특별자치도의 재정 운용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전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결산심사 과정에서 미수납액과 불용액, 과도한 이월 문제를 잇따라 지적했다. 지방재정 여건이 열악한 전북에서 어렵게 편성한 예산을 제때 쓰지 못하거나 받아야 할 돈조차 제대로 걷지 못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예결특위는 환경산림국과 농생명축산산업국, 새만금해양수산국 등의 결산을 심사하면서 보조금 반환수입 미수납과 사업비 집행잔액, 이월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짚었다. 특히 일부 사업에서는 지방비를 제때 매칭하지 못해 확보한 국비를 반납하는 문제까지 제기됐다. 각종 기금을 쌓아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도마에 올랐다.

예산의 불용은 단순히 돈을 쓰지 않았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사업 수요와 집행 가능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채 예산부터 편성했거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행정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쓰지도 못할 예산을 과다하게 편성했다면 그만큼 복지와 민생, 지역경제 활성화 등 더 시급한 분야에 투입할 기회를 빼앗은 셈이다.

미수납도 마찬가지다. 받아야 할 세입과 보조금 반환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재정의 건전성이 흔들린다. 특히 비슷한 미수납이 해마다 반복된다면 단순한 업무 지연이 아니라 징수와 사후관리 시스템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

더욱 심각하게 봐야 할 것은 국비 반납이다. 전북은 정부 예산안이 편성될 때마다 정치권과 행정이 국비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벌인다. 그렇게 어렵게 확보한 국비를 지방비 매칭 부족이나 사업 준비 미흡으로 돌려보낸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비 확보 실적을 홍보하는 것만큼 확보한 예산을 얼마나 제대로 집행했는지도 엄격히 평가해야 한다.

도의회의 지적도 일회성 질책에 그쳐서는 안 된다. 반복적으로 불용액이 발생하는 사업은 다음 연도 예산편성 단계부터 과감히 조정하고, 상습 미수납은 원인과 책임을 따져 구체적인 징수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비 반납 사업 역시 원인을 낱낱이 분석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산은 숫자가 아니라 도민의 세금이며 지역의 미래를 위한 자원이다. 예산을 많이 확보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필요한 곳에 편성하고 제때 제대로 쓰는 것까지가 재정 행정의 책임이다. 전북도는 매년 되풀이되는 미수납과 불용 지적을 더 이상 관행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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