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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누리카드 ‘10% 대체구매’ 의혹,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최준호 /전북타임스 대표
1. 구체적 제보와 특정 가맹점 지목, 철저한 진상조사가 먼저다

취약계층의 문화향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문화누리카드가 이른바 ‘10% 할인 대체구매’라는 불법 수단에 이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직 사실관계가 최종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취재를 통해 확보된 제보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특정 가맹점과 인근 마트까지 지목된 만큼, 완주군을 비롯한 관계기관은 단순한 현장 지도 수준을 넘어 신속하고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본지가 취재한 완주 삼봉지구 사례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에 지급되는 문화누리카드로 문구점 등에서 문구류를 결제한 것처럼 꾸민 뒤, 일정 금액을 수수료 명목으로 공제하고 인근 마트에서 생필품 등을 대신 구입하는 방식의 전형적인 변칙 거래 의혹이다.

물론 취재 과정에서 거래를 했던 이용자들이 진술을 피하거나 해당 업체 관계자가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어 현 단계에서 특정 가맹점이 불법을 저질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조사 결과 단순한 오해로 밝혀진다면 억울한 가맹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신속하게 사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의혹이 제기된 것 자체만으로도 행정기관이 결코 손을 놓고 있을 사안은 아니다.

2. 목적성 보조금의 본질과 부정사용의 위법성

문화누리카드는 일반적인 현금성 복지지원이 아니다. 문화예술·국내여행·체육활동을 지원해 취약계층의 문화격차를 줄이기 위한 ‘목적성 사업’이다. 사용할 수 있는 업종과 상품이 명확히 정해져 있는 이유다. 실제 문화누리카드 공식 지침에서도 생필품·식료품 등 비허용 상품 구매와 이를 유도하는 행위, 카드 이용자와 가맹점이 담합해 결제금액을 현금화하거나 대체 구매하는 행위를 엄격한 부정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완주군은 해당 가맹점이 가맹 등록을 마친 지난 3월 이후 문화누리카드로 결제된 전체 금액과 월별 승인 건수를 철저히 대조해야 한다. 실제 판매한 상품과 카드 결제 내역이 일치하는지, 문구점의 매입·판매 규모와 문화누리카드 매출 사이에 비정상적인 차이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필요하다면 문화누리카드 총괄 기관 및 카드사와 협조해 객관적인 거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만약 조직적이고 반복적인 부정사용 정황이 확인된다면 문제는 엄중해진다. 현행 보조금 관리법 및 문화누리카드 부정행위 관리기준에 따라 지급된 보조금 환수는 물론, 제재부가금 부과와 가맹점 취소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형사고발이나 수사의뢰까지 주저 없이 검토해야 할 것이다.


3. 가맹점 관리 모니터링 강화와 복지 사각지대 재점검

이번 사건은 처벌에 그칠 것이 아니라 완주군의 문화누리카드 가맹점 관리체계 전반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가맹점 등록 시 사업자등록증상 업태·종목뿐만 아니라, 실제 지원 목적에 부합하는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지 사전·사후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취약계층 밀집 지역의 경우 특정 업소로 결제가 쏠리거나 동일 금액이 반복 결제되는 등 이상 징후를 사전에 포착할 수 있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한편으로는 이용자들의 절박한 현실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장 생계가 팍팍한 이들에게는 문화생활보다 쌀이나 세제 같은 생필품이 더 절박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목적이 정해진 보조금의 변칙 사용을 용인할 수는 없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살펴, 문화복지와 생계복지 사이의 사각지대를 지자체와 정부가 어떻게 메울 것인지 정책적 고민을 병행해야 한다.

국가보조금은 결코 ‘눈먼 돈’이 아니다. 지원 액수가 작다고 해서 원칙과 기준까지 가벼워질 수는 없다. 세금으로 조성된 복지재정이 당초 목적과 다르게 흘러간다면 그 피해는 결국 정직하게 제도를 이용하는 대다수 취약계층에게 돌아간다. 완주군은 이번 삼봉지구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복지 행정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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