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가 전주지역 24개 유통업체에서 23개 제수용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평균 장보기 비용은 28만4,890원으로 지난해보다 11.2% 올랐다. 가뜩이나 팍팍한 살림살이에 명절을 준비해야 하는 서민들의 부담이 한층 무거워졌다.
품목별 상승폭은 더욱 가파르다. 국산 도라지는 44.7%, 햇사과 29.0%, 쇠고기 산적용 21.8%, 국거리용 20.4%가 올랐다. 두부와 무, 동태포, 시금치, 햇배 등 차례상과 가족 식탁에 자주 오르는 품목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배추와 대파 등 일부 품목 가격이 떨어졌지만 전체 장보기 비용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목할 것은 전통시장이다. 장보기 비용 자체는 24만9,031원으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보다 저렴했지만 전년 대비 상승폭은 23.4%로 조사 업태 가운데 가장 컸다. 서민들이 조금이라도 싸게 장을 보기 위해 찾는 전통시장마저 가격 상승의 파고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추석 성수품 공급을 늘리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나선 것은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물가대책은 발표한 예산이나 공급물량보다 소비자가 계산대에서 얼마나 부담을 덜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장보기 비용이 1년 만에 11.2%나 뛰었다면 현재 대책의 체감효과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북도와 일선 시·군도 중앙정부 대책만 바라볼 일이 아니다. 주요 성수품 가격을 면밀히 점검하고 지역 농축산물 직거래와 할인행사를 확대하는 등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을 적극 찾아야 한다. 특히 저소득층과 고령층 등 물가 상승에 취약한 계층에 대한 세심한 지원도 필요하다.
명절 물가는 곧 민생이다. 차례상을 간소화해도 가족이 모이는 추석 밥상까지 없앨 수는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서민들이 장바구니 앞에서 한숨부터 쉬지 않도록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물가 안정책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