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반복되는 보완 요구와 부서 간 협의 지연을 줄이기 위해 ‘원스텝 건축 인허가 처리’를 시행하기로 한 것은 반길 일이다. 복잡하고 더딘 인허가 절차로 시민과 기업이 겪어온 불편과 비용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다. 행정 편의가 아닌 민원인 중심으로 업무 방식을 바꾸겠다는 점에서 제대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건축 인허가는 여러 부서와 관련 법령이 얽혀 있어 대표적인 복합민원으로 꼽힌다. 건축부서의 보완 요구를 처리하고 나면 다른 부서에서 또다시 보완을 요구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민원인은 언제 허가가 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특히 사업자에게 인허가 지연은 단순한 시간 문제가 아니다. 착공과 분양 일정이 늦어지고 금융비용이 늘어 결국 전체 사업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주시의 원스텝 방식은 관계 부서가 초기 단계부터 검토에 참여해 보완사항을 한꺼번에 취합하고 반복 보완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민원인이 부서를 찾아다니며 행정기관 내부의 협의까지 떠안았던 관행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정 내부에서 해결할 일은 행정이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
다만 신속한 처리가 심사기준 완화나 부실 검토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건축 인허가에는 안전과 도시계획, 교통, 환경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문제가 포함돼 있다. 줄여야 할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검토 절차가 아니라 부서 간 칸막이와 중복 검토, 늑장 협의 같은 행정 비효율이다. 속도와 원칙을 동시에 지켜야 제도의 신뢰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제도의 성패는 시행 자체가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평가해야 한다. 전주시는 시행 전후 평균 인허가 처리기간과 보완 횟수, 법정 처리기간 준수율 등을 정기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얼마나 빨라졌고 반복 보완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수치로 보여줘야 한다.
이번 제도가 건축 분야에만 머물러서도 안 된다. 성과가 확인된다면 각종 개발행위와 기업 인허가 등 복합민원 전반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시민에게 빠르고 정확한 행정은 그 자체로 경쟁력이다. 전주시의 원스텝 건축 인허가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낡은 행정 관행을 바꾸는 시민 체감형 혁신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