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사설] 동군산병원 괴롭힘 의혹, 철저히 규명해야

직원 사망 이어 폭행·성희롱 의혹까지…병원 관리 책임 밝혀야
생명을 살리는 병원에서 정작 직원의 인권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군산 동군산병원에서 근무하던 20대 방사선사가 입사 한 달도 되지 않아 숨진 데 이어 다른 직원들의 폭행과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및 신고 후 보복 의혹까지 제기됐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개인의 일탈을 넘어 병원 조직 전반의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안호영 의원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동군산병원 직원들의 추가 피해 제보를 공개하며 철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제보에는 상급자의 폭행과 성희롱성 발언, 공개적인 질책은 물론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도 보호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신고 이후 오히려 따돌림을 당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병원의 대응이다. 병원 측은 고인의 사망과 관련한 자체 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유족의 문제 제기와 추가 피해 제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체 조사만으로 의혹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사 과정의 객관성과 독립성부터 검증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은 단순한 직원 간 갈등이 아니다. 사용자는 신고를 접수하면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 신고를 묵살하거나 불이익을 줬다면 그에 따른 책임도 피할 수 없다. 특히 위계질서가 강한 병원 조직에서 관리자의 방관은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미 착수한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모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피해자와 목격자의 진술은 물론 신고 이후 병원의 대응, 관리자들의 묵인 여부, 보복성 불이익까지 빠짐없이 살펴야 한다. 고인의 사망과 괴롭힘 사이의 인과관계 역시 객관적으로 밝혀야 한다.

병원은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곳이다.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존엄과 안전조차 보장하지 못한다면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번 감독이 형식적인 조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중히 책임을 묻고 조직의 구조적 문제까지 바로잡아야 한다. 동군산병원도 침묵이나 형식적인 해명이 아닌 투명한 조사 협조와 책임 있는 자세로 의혹 해소에 나서야 한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