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선에서 여당보다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부 견제론은 47%로 정부 지원론 34%를 13%포인트 앞섰다. 아직 총선까지 시간이 남아 있지만 집권 여당이 가볍게 넘길 신호는 아니다. 국민이 보내는 경고 앞에서 필요한 것은 냉정한 현실 인식과 국정 운영에 대한 성찰이다.
특히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높은데도 총선에서는 견제론이 우세하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야당에 대한 평가가 낮다고 여당에 대한 불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의 실책에 기대 얻는 우위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국민이 집권 세력에 요구하는 것은 경쟁 정당보다 조금 나은 지지율이 아니라 어제보다 나아진 삶이다.
여당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민의 어려움을 듣고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겠다고 했던 약속부터 되새겨야 한다. 민심을 탓하거나 여론조사 수치에 일희일비할 때가 아니다. 무엇이 국민을 지치게 했는지, 어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는지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낮은 자세로 듣고 잘못을 인정하며 고치는 데서 신뢰 회복은 시작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은 국정에 공동의 책임을 지고 힘을 모아야 한다. 당정의 협력은 대통령의 뜻을 일방적으로 따르거나 불편한 민심을 덮는 일이 아니다. 여당이 국민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정부가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관계여야 한다. 내부의 자리와 주도권보다 국민의 삶을 앞세우는 책임 있는 협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경제를 살리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장사가 안돼 한숨짓는 자영업자, 일자리를 찾는 청년, 생산비 부담에 시달리는 농어민에게 필요한 것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다. 물가와 주거비 부담을 덜고 기업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가 늘도록 정책과 입법, 예산을 뒷받침해야 한다. 경제지표의 개선이 가계의 온기로 이어지는지도 끝까지 살펴야 한다.
외교와 국방에서도 빈틈없는 자세가 요구된다. 국익을 중심에 둔 실용적인 외교와 확고한 안보 태세로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여당은 충분한 설명과 설득으로 국정의 신뢰를 높이고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은 말로만 어루만질 수 없다. 고단한 삶을 이해하는 태도와 약속을 지키는 실천이 함께해야 한다. 여당은 민심의 경고를 국정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대통령과 함께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집권 세력의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