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미래 산업에 대응하겠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의견수렴과 타당성 검증 없이 개편을 서두른다는 지적이다. 조직개편은 도지사의 고유 권한이지만 그 권한이 절차적 정당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입법예고 기간을 20일에서 7일로 단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전북도는 도민의 권리·의무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러나 공무원 162명이 늘어나고 향후 5년간 848억여 원의 인건비가 소요되는 조직개편이 도민의 삶과 무관하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법적으로 기간 단축이 가능하더라도 충분한 의견수렴을 생략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AI홍보국 신설을 둘러싼 논란은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행정 혁신과 홍보 기능 강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조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가 무엇인지, 국 단위 조직을 신설해야 할 만큼 행정수요가 증가했는지 명확한 설명이 선행돼야 한다. 더욱이 신설 국장 자리를 둘러싼 특정인 내정설까지 제기된 만큼 인사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은 경계하되 의혹을 해소할 책임 역시 전북도에 있다.
재정 부담도 면밀히 따져야 한다. 소방 인력 확충처럼 도민 안전과 직결되는 증원은 일반 행정조직 확대와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반면 일반직 증원과 새로운 기구 설치는 업무 중복 여부와 실질적인 행정서비스 개선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조직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 어렵고 인건비는 해마다 반복되는 고정비용이기 때문이다.
전북도의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집행부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을 형식적으로 심의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신설 기구의 필요성과 재정 추계, 인력 배치의 적정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행정조직은 도민을 위해 존재한다. 조직을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행정의 책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다. 전북도는 논란이 제기된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개편안을 재검토해야 한다. 도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조직개편은 아무리 명분이 그럴듯해도 성공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