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사설] 전북대 ‘유령 연구원’ 의혹에 부당해고까지. 청렴의 근본부터 바로 세워라

전북대학교가 국정감사에서 연구비 부정 집행 의혹과 공익제보자 부당해고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여기에 12년 연속 청렴도 평가 하위권이라는 불명예까지 드러났다. 지역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학의 도덕성과 행정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국감에서 제기된 이른바 '유령 연구원' 의혹은 충격적이다. 실제 근무 여부가 불분명한 연구원에게 15개월 동안 3,504만 원의 인건비가 지급됐다는 것이다. 함께 근무했다는 직원들조차 해당 연구원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대학의 연구비 관리·감독 체계가 과연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내부 제보자가 해고됐다가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으로 복직했다는 사실이다. 해고가 제보에 대한 보복이었는지는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부정 의혹을 알린 직원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았다는 의혹만으로도 대학의 공익제보자 보호체계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목소리가 위축되는 조직에서 투명한 행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연구비 집행 문제도 철저히 밝혀야 한다. 한국연구재단이 약 11억5,000만 원의 사업비에 대해 추가 증빙을 요구했다는 사실은 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할 이유가 된다. 물론 추가 소명 요구가 곧 부정 집행의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학은 의혹을 해소할 객관적인 자료와 감사 결과, 후속 조치를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

무엇보다 뼈아픈 대목은 청렴도다. 전북대는 2014년부터 2025년까지 12년 동안 4등급 8차례, 최하위인 5등급을 4차례 받았다. 단 한 번도 상위 3개 등급에 진입하지 못했다. 일시적인 실수나 특정 구성원의 일탈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대학은 그동안 무엇을 개선했으며, 반복된 경고 앞에서 어떤 책임을 졌는가.

국립대학의 연구비는 국민의 세금이다. 그 집행에는 엄격한 책임과 투명성이 따라야 한다. 양오봉 총장을 비롯한 대학 집행부는 수사 결과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체 관리체계의 허점을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쇄신책을 내놓아야 한다.

대학의 명예는 화려한 연구 성과나 외형적 성장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공정한 인사, 투명한 회계, 내부 비판을 수용하는 조직문화에서 비롯된다. 전북대는 이번 국감을 일회성 질책으로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것, 그것이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