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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악성민원 대응, 학교장 앞세우고 교육청은 뒤에 설 것인가

학교 현장을 괴롭히는 악성민원은 더 이상 개별 교사나 학교장이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교육활동을 방해하고 교직원의 정당한 직무수행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교육당국이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런데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내놓은 악성민원 대응책은 정작 일선 학교장에게 퇴거 요구와 출입 제한, 수사기관 신고 등의 역할을 맡기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 교권 보호를 내세우면서 갈등의 최전선에는 학교장을 세운 셈이다.

물론 학교장에게 즉각적인 대응 권한을 부여한 것은 필요하다. 악성민원인이 학교에 찾아와 소란을 피우거나 교육활동을 방해할 때 신속하게 제지할 법적 수단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학교장이 퇴거를 요구하거나 출입을 제한한 뒤 발생하는 갈등과 법적 분쟁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학교장은 학부모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교육현장의 책임자다. 악성민원에 강경하게 대응했다가 보복성 민원이나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현실에서 교육청이 대응 권한만 강조하고 실질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학교장에게 또 다른 부담을 안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전북교육청은 현안관리 책임자 지정과 중대사안 협의회 운영 등 지원책도 제시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구의 명칭이나 지원 약속이 아니다. 교육청이 악성민원을 직접 넘겨받아 처리할 수 있는지,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 어디까지 책임지는지 명확해야 한다.

정당한 학부모 민원과 악성민원을 구분하는 객관적인 기준도 필요하다. 민원인의 권리를 보호하면서 교육활동 침해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는 균형 잡힌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교권 보호는 학교장의 개인적 결단에 맡길 사안이 아니다. 교육청이 법률지원과 분쟁 조정은 물론 중대한 악성민원에 대한 직접 대응까지 책임지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학교장이 홀로 학부모와 맞서는 구조로는 근본적인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북교육청은 학교장에게 부여한 권한만큼 자신이 져야 할 책임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진정한 교권 보호는 학교장을 방패막이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이 학교와 교직원의 든든한 방패가 되는 데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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