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바구니로 샤워기 찜하고 지인 챙기는 ‘샤워 부스 텃세’에 아침 운동시간 지옥으로
- 사소한 일이 감정싸움 부르고 물리적 충돌 우려, 전주시와 체육시설의 강력한 관리 개입 시급
새벽 공기를 가르며 공공체육시설을 찾는 도민들의 목적은 단 하나다. 건강한 신체와 쾌적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전주시 완산수영장의 새벽 풍경은 건강한 활력이 아닌, 짙은 스트레스와 감정적 대립이 어른거리는 아수라장에 가깝다. 개장 시간인 오전 6시 전부터 길게 줄을 선 이용객들이 문이 열림과 동시에 탈의실과 샤워실로 몰려드는 혼잡 속에서, 일부 이용객들의 상습적인 ‘샤워 부스 자리 맡아주기’ 관행이 대다수 이용객들의 아침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공공시설 내 불공정한 권력 작용과 질서의 부재다. 일부 이용객들이 자신이 사용할 샤워 부스뿐만 아니라 주변 샤워기까지 개인 수영바구니나 물품을 올려놓고 자리를 선점한 뒤, 뒤늦게 들어오는 지인들에게 넘겨주는 행위가 일상화되어 있다. 정해진 강습 시간에 맞춰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수영장에 들어가야 하는 정규 강습반 회원들은 뻔히 빈 샤워기가 눈앞에 있어도 이용하지 못하는 기막힌 상황에 놓인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문제 제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압적인 태도다. 불공정한 자리 선점에 대해 항의를 하면 일부 고령 이용객들은 "어른에게 버릇없다"거나 "먼저 온 사람이 챙기는 게 당연하다"는 식의 그릇된 연장자 논리를 내세우며 도리어 화를 낸다. 여기에 지인들까지 세를 형성해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건강을 위해 찾아온 일반 이용객들은 심각한 위압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수영장을 관리하는 당국의 소극 행정은 갈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용객들의 지속적인 민원 제기에도 불구하고 "내일부터 관리자를 투입해 단속하겠다"거나 "불필요한 개인 물품 반입금지" 등의 임시처방의 말만 되풀이할 뿐, 현장에서는 전혀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방치된 사소한 갈등은 이미 단순한 말다툼을 넘어 이용객 간 물리적 충돌로 확대될 위험한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공공체육시설은 특정 친목 집단이나 연장자의 전유물이 결코 아니다. 누구나 동등한 조건에서 공정한 원칙 아래 이용해야 하는 시민 모두의 자산이다. 어르신에 대한 공경과 예의는 공공의 질서와 타인의 기본적 권리가 지켜지는 테두리 안에서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질서를 무너뜨리는 불공정 행위에 ‘경노’라는 탈을 씌워 용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완산수영장 측은 더 이상 이용객 간 자율적 정화에만 책임을 미루지 말고 즉각 실효성 있는 단속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강습반 회원과 자유수영 이용객의 입장 시간을 분산하여 혼잡도를 원천적으로 줄이고, 샤워실 내 개인 물품 무단 방치 시 즉각 수거 조치하는 등 강한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
작은 샤워 부스 하나에서 시작된 불공정이 공공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전주시와 완산수영장은 무너진 질서를 바로잡아 시민들의 상쾌한 아침을 되찾아주는 엄정한 관리에 당장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