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내 시·군 보건소장 중 절반은 의사가 아닌 공무원이 보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임에도 의사들이 열악한 처우 탓에 지원을 기피하면서 지자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공무원에게 업무를 맡기고 있다. 21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주시 2곳을 비롯해 도내에 있는 15곳의 보건소와 보건의료원 중 의사 출신 소장이 있는 데는 모두 7곳이다. 익산시에는 한의사 출신 소장이 근무하고 있다. 나머지 7곳은 공석이거나 보건직 공무원이 소장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보건법시행령 제13조에 따르면 보건소장은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을 임용하는 게 원칙이다. 예외적으로 의사 출신을 임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보건 등 관련 직렬에 있는 공무원에게 업무를 맡길 수 있다. 지자체들은 관련 규정이 아니더라도 대체로 의사 출신 보건소장을 선호하는 편이다. 지역 보건 환경 개선에 대한 주민 수요가 높은데다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자리라는 인식이 강한 이유에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과 고령 인구 증가로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러한 인식은 더 굳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군단위 지자체에서는 의사출신 보건소장을 임용하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우선 보건소장 급여는 공무원 임금 수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공직자보다는 소득이 대체로 높은 의사들이 지원을 꺼린다. 여기에 군 지역은 교육·문화 인프라가 도시보다는 낙후된데다 고령 인구가 많아 업무 강도가 높다는 인식이 크다. 개청 이후 단 한 번도 의사 면허를 가진 보건소장이 없었던 부안군에 최근 의사 출신 소장이 오면서 화제가 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도내 자자체 관계자는 "의사 면허가 있는 소장을 임용하려고 했으나 지원자가 없어서 내부적으로 인사를 했다"며 "보건직 공무원의 업무 전문성이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주민들은 아무래도 의사 출신을 선하하는 게 현실이다"고 밝혔다. /김관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