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점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고려시대 회화 2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미술자료' 제88호에 실릴 논문 '고려시대 그림으로 전하는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를 통해 고려시대 회화로 추정되는 회화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전 실장은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들 작품에 대해 "인물의 자세와 세부 묘사, 화면 구성 등을 볼 때 고려시대 후기 작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가 조사한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이 1994년 발행한 '국립중앙박물관 한국서화유물도록' 4집에서 '필자미상 선인도(仙人圖)'로 소개됐다.
이는 이왕가박물관이 1912년 2월 일본인에게 구입한 것으로 크기는 가로 28.4㎝, 세로 42.5㎝이다.
이 전 실장은 인물 한두 명이 있고 시구(詩句)가 적힌 그림 2점을 신화나 역사 속의 특정 인물을 그린 고사인물도로 분류하고, 각각 '낮잠에 취한 고사'(高士午睡)와 '꾀꼬리 소리 듣는 고사'(高士聽鶯)로 명명했다.
그는 고사인물도들을 고려시대 그림으로 추정하는 근거로 미술사 분야에 큰 업적을 남긴 정치학자이자 미술사학자인 이동주(1917∼1997)가 소장한 작품 '신선과 학'과의 연관성을 제시했다.
신선과 학은 이동주가 1972년에 쓴 '한국회화소사'에 원색 도판으로 게재됐으나 일반에 공개된 적은 없는 작품이다.
이동주와 홍선표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주인공 복식의 옷 주름과 학의 자세, 소나무와 바위의 처리 기법 등으로 미뤄 신선과 학을 고려시대 회화로 주장한 바 있다.
이들 세 작품을 직접 살펴본 이 전 실장은 "크기, 재질, 화면 구도와 공간 구성, 필치, 기법 등에서 공통점이 두루 감지된다는 점에서 세 그림은 동일 화가가 그린 것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시대 오백나한도와 수월관음도 등과 복색은 다르나 인물의 자세와 화면 구성 등은 조선시대와 구별되는 화풍"이라면서 "세 작품이 고려시대 일반 회화 인식 제고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