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됐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은 도전을 시도하는 사람. 그러면서도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넘나들며 전시회를 갖고 강의를 하는 등 우리도자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전도사. 또 도자 체험장을 통해 누구나 쉽게 도자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체험자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주는 도예가가 화제다.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29호 토광 장동국(64) 사기장(분청사기)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는 어릴 때 마냥 흙이 좋아 흙을 만났고 48년이 흘렀다. 토광은 도자기로 유명한 경기도 이천 출신이다. 지금은 전북을 제2 고향으로 삼아 김제 전수관에서 작품 활동을 하면서 도자기 체험장을 운영한다. 김제 벽골제 맞은편 아리랑 문학관 뒤에 있는 창작스튜디오 전통문화 공방이 작업장이고 체험장이다.
토광이 전북에 정착한 사연이 있다. 도예가에게 흙은 매우 중요하다. 좋은 흙을 찾아 전국을 누비다 전북과 연을 맺었다. 그렇게 전북에 정착한지 벌써 15년. 그리고 2015년 12월28일 전라북도무형문화제 제29호 사기장(분청사기)보유자로 인정받기에 이른다. 오로지 흙의 숨소리를 듣고, 불을 지피고, 물레를 돌리는 분청사기만을 위한 집념의 외길인생 최고의 훈장이다.
토광은 이천 고향에서 분청사기 대가로부터 기법을 전수받았다. 도예가의 길을 걷게 되면서 토광은 좋은 흙을 찾아 방방곡곡을 헤매다 15년 전 전북에 눌러 앉았다. 부안과 고창 등 전북의 서해안은 고려시대 청자요가 있었고 그만큼 흙이 좋은 곳임을 알기 때문이다.
토광은 선조들의 방식을 오롯이 재현해 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제 무형문화재라는 반열에 올랐지만 아직도 옛 도공의 정신까지 따라잡기 위해 매진했다. 도자는 흙과 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도공의 혼으로 완성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토광은 도자 일 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토광의 작품에는 하늘과 땅, 물의 기운과 여유로움이 깃들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분청사기는 고려 말과 조선 초 사회가 혼란한 시기의 도자로 시대를 뛰어넘으려는 듯 분청사기에는 물고기와 연화 문양이 많다. 그래서 토광 역시 자신의 작품 속 자연이 복잡한 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여유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가고 있다.
지난 1972년 고려도요에 입문한 그는 광주요, 해강청자 연구소 등을 거치며 우리 전통도예의 발자취를 잇고 있다. 1989년에는 토광도예를 설립, 자신만의 색깔을 빚기 시작했다. 일본과 중국 등 국내외를 넘나들면서 우리전통 도자기 우수성을 알리는데도 전념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개인전을 가진 토광은 제19회 대한민국 종합미술대전 총재상을 비롯해 중·한 미술대전 대상, 제20회 대한민국 국제미술대전 최우수상, 제22회 대한민국 종합미술대전 명장, 제1회 이천 국제 도자기 EXPO 특선, 한중 미술대전 대상 등 경력이 화려하다. 연변대학교 미술대학 석좌교수와 2017, 2018, 2019년 3회에 걸쳐 중국에서 개인전시회를 여는 등 해외활동도 활발하다.
또 전라북도 기능경기 도자기 심사위원과 중국 길림성 서화전 수학원 소장증서, 황실문화재단 명인에 올랐고 현재는 국제미술작가협회 김제시지부장, 토광도예연구원장, 21세기미술대협회 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사회와 함께한다.
뿐만 아니라 도자문화의 대중화를 위해 김제 벽골제 창작스튜디오 ‘토광요’를 운영하며 작품 활동과 방문객들의 도자기 체험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체험은 김제 벽골제 맞은편 아리랑 문학관 뒤에 있는 창작스튜디오 전통문화 공방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가능하다. 펀칭, 흙가래, 점토판, 물레 등 성형기법을 활용해 컵, 화분 등 본인이 원하는 다양한 종류의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물론 토광의 주옥같은 작품을 가까이서 감상하는 것은 큰 행운이기도 하다.
한편 토광 장동국선생은 한.중 교류전으로 중국 광저우(불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 명인들 5명이 매해년 9월에 한.중 1회씩 김제와 중국을 오가며 교류에 이어 올해도 김제을 찿아 지난9월27일부터 10월3일까지 7일간 교류를 갖었다. 이번 역시 한. 중 교류로 인해 고려 창건의 역사을 다시찾는 다는 일념으로 정통을 이어가는 맥을 찿아가고 있다.
/김제=김정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