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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전북, 그래도 '슈퍼맨' 이동국은 난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현대가 흔들리고 있다. 사실 다른 팀이라면 '흔들린다'는 표현이 그리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다. K리그 개막 후 5라운드까지 2승3무, 무패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순위는 FC서울(4승1패 승점 12), 성남FC(3승2무 승점 11)에 이어 3위(승점 9)다. 아직까지 패가 없는 팀은 전북과 성남, 수원FC(1승4무)뿐이다.

일반적인 클럽이라면 꽤 괜찮은 성적이다. 하지만 대상이 전북이라 이야기가 다르다. '3등이면 실패한 시즌'이라 평가되는 전북이다. 내용도 심상치 않다. '닥공'으로 대변되는 공격력은 리그 최소득점에 가까운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5경기에서 딱 5골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이는 11위 전남(4골)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득점이다. 그렇다고 뒷문이 든든한 것도 아니다.

전체적으로 불안감이 지워지지 않고 있는 수비력은 종료 때까지 전북 팬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경기들은 모두 경기 막판에 실점을 내줘 승리로 끝날 수 있는 경기가 무승부가 됐다. 시즌 개막 직전 김기희가 중국리그로 떠난 것이 그리 큰 타격이겠는가 싶었는데 빈자리가 휑해 보인다.

어쩌면 '부진'보다는 '기대 이하'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현재 행보는 전북이라는 이름값에서 오는 '기존의 기대치'에 새롭게 합류한 화려한 면면이 주는 '새로운 기대치'가 더해진 수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눈높이를 올려서 전북의 2016 시즌을 기다렸는데 성적과 내용 모두 아래서 펼쳐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화끈함이 실종되고 있다는 게 아쉽다.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가세했기 때문에 조직력과 수비력은 어느 정도 시간을 필요로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화려한 '스펙'을 지닌 공격 자원이 많이 가세한 전북이 골을 만들어내는 것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예상치 못했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득점왕에 빛나는 김신욱(전 울산)을 비롯해 로페즈(전 제주), 고무열(전 포항), 이종호(전 전남) 등 각팀 에이스였던 이들이 한곳에 모였고 전직 프리미어리거 김보경도 가세한 스쿼드다. 기존의 이동국, 레오나르도, 루이스, 이재성 등을 생각하면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닥공'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맥이 없다.

최강희 감독도 근심이 크다. 그는 "현재 가장 축구를 못하는 팀은 전북"이라는 말로 화를 삭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전북의 유일한 위안은 진행형 레전드, '슈퍼맨' 이동국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팎에서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동국은 FC도쿄와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올 시즌 ACL 첫 골을 터뜨렸고 2-3으로 패했던 장쑤 원정에서도 골맛을 보았다. 그리고 지난 3월15일 빈즈엉과의 홈 경기에서 승리(2-0)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렸다. 3경기 연속골로 개인통산 ACL 30호를 완성했다. ACL에서 이동국보다 많은 골을 터뜨린 선수는 없다. K리그에서도 3골을 넣었다.

전북 팀 전체가 5라운드까지 5골을 넣었다고 소개했는데 그중 3골이 이동국의 작품이다. 3월 2경기에서 침묵했던 이동국은 4월 2일 제주와의 3라운드를 시작으로 10일 포항 원정 그리고 13일 인천과의 홈 경기에서 모두 골을 터뜨렸다. 특히 포항전과 인천전에서는 전매특허와 같은 발리 슈팅을 작렬시켰다. 과연 '발리 장인'다운 클래스였다.

1979년생, 서른일곱 공격수다. 전북이 김신욱을 비롯해 젊고 유능한 공격수를 대거 영입한 것은 서서히 '이동국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올 시즌 초반도 전북 공격의 중심은 이동국이다.

씁쓸하나 한편으로는 또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다수 선수들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는 와중 구심점(이동국)마저 없었다면 갈지자걸음이 더 심해질 수 있다. TV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다섯 아이를 키우는 '슈퍼맨'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동국. 서른일곱 공격수로 K리그 챔피언 팀을 이끄는 모습 역시 '슈퍼맨'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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