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3대 프로젝트 배제’ 맞선 전주시의회, 이제 ‘행동의 결기’로 응답하라
    •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정부가 발표한 수백조 원 규모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전북이 사실상 배제되었다는 소식은 지역 사회 전체에 깊은 절망감과 커다란 분노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말로는 ‘지방시대’와 ‘국가균형발전’을 소리 높여 외치면서도, 정작 수백조 원의 천문학적인 재원과 국가적 역량이 집중되는 미래 첨단산업의 지도 위에서는 전북의 이름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린 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 전주시의회가 즉각적으로 들고일어난 것은 참으로 반갑고도 당연한 결단이다. 전주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을 비롯하여 지역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전북 패싱’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나선 비타협적 태도는, 민의를 대변하는 대의기관으로서의 본령을 다한 대단히 마땅하고 의로운 처사다. 지역의 미래 생존권과 직결된 엄중한 시국에 시의원들이 보여준 신속하고 단호한 반발의 불씨는, 그동안 중앙정부의 소외 정책에 억눌려왔던 전북도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기에 충분했다.

      이번에 표출된 전주시의회의 분노와 목소리는 단지 감정적인 서운함이나 일방적인 생떼가 아니다. 철저한 논리와 명분, 그리고 준비된 역량에 기반하고 있는 정당한 권리 주장이다. 주지하다시피 전북은 글로벌 산업의 거대한 흐름인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가장 선도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풍부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이미 구축하고 있다. 게다가 미래의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을 즉각적으로 수용하고 확장할 수 있는 광활한 새만금이라는 최적의 대안적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지역이다. 인프라와 공간, 그리고 실천적 역량까지 완벽하게 갖춘 전북을 국가 대형 프로젝트에서 통째로 배제해 버린 정부의 결정은 명백한 지역 차별이자 정책적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원들의 단호한 외침은 지역의 생존권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당연하고도 마땅한 주권 행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안방에서 분노를 표출하는 것만으로 만족하거나 여기서 멈추어서는 결코 안 된다. 이번에 전주시의회가 보여준 의로운 외침과 반발의 불씨가 단지 일회성 성명서 발표나 메아리 없는 규탄문 채택에 그치고 만다면, 중앙정부의 차가운 태도와 냉혹한 예산 기조는 단 1밀리미터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냉정한 거시 정치와 국가 예산의 논리는 서운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만으로는 결코 바뀌지 않으며, 오직 강력한 실천적 저항과 힘의 균형 속에서만 재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원들이 당긴 이 소중한 반발의 들불을 중앙정부를 실질적으로 뒤흔들고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행동의 결기’로 승화시켜 나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전주시의회는 안온한 회의실 문을 열고 나와 국회와 정부 부처, 그리고 대책 수립의 심장부인 용산으로 직접 뛰어드는 과감한 실천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55만 전주시민과 170만 전북도민의 결연한 의지를 중앙정부의 관료들과 핵심 결정권자들에게 똑똑히 각인시킬 수 있는 릴레이 1인 시위, 대규모 상경 투쟁 등 눈에 보이고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한 행동이 필연적으로 뒤따라야만 한다. ‘주지 않아도 별 반발이 없으니 그만’이라는 식의 불통 기조를 확실하게 깨뜨리기 위해서는 정책 결정권자들의 시야를 강력하게 가로막고 충격을 줄 수 있는 정치적 실력 행사가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다가오는 중앙 정치의 시간과 지형을 철저하게 계산하고 영리하게 활용하는 전략도 병행되어야 한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등 굵직한 중앙 정치 무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차기 당 지도부를 구성할 후보자들에게 전주와 새만금을 연계한 특화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구체적인 공약과 확약 형태로 이끌어내야 하며, 필요하다면 전북 정치권 전체가 배수의 진을 치고 집단적 행동까지 불사하겠다는 단호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중앙당의 처분만 바라는 ‘순종적인 맹방’으로 남아서는 그 어떤 실리도 챙길 수 없음을 우리는 과거의 숱한 역사를 통해 뼈저리게 배워왔다. 지역 정치권이 강력한 역동성과 실력 행사를 보여줄 때 비로소 빼앗겼던 지분과 권리를 되찾아올 수 있다.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벼랑 끝에 선 전주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지켜내는 중차대한 과업은, 결코 세련된 비판의 언어나 문서 몇 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전주시의회가 오늘 보여준 이 결연한 반발의 목소리가 전북의 자존심을 세우고 미래를 구하는 거대한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지금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회의실 안의 점잖은 연설이 아니다. 지역의 생존권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언제든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도 기꺼이 깃발을 들고 나설 수 있는 정치인의 ‘행동하는 결기’와 ‘강인한 실천력’이다. 전주시의회는 이제 그 위대한 행동으로 도민들의 지지에 완벽하게 응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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